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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  목
[칼럼]벌초
작성자
관리자
작성일
10/08/31
조회수
2010

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나 역시도 추석이 오기 2주전에 벌초를 하러 고향 마을에 가곤 했다. 그곳 선산엔 조상님들의 묘뿐만 아니라 아버지 묘도 있어 먼 거리지만 될 수 있는 한 1년에 한번은 꼭 갔다.

 

낫으로 벌초를 하던 예전에는 워낙 서툰 낫질에다 군대에서 해본 경험뿐이라 남들보다 시간이 배나 들고 깎고 나면 언제나 쥐가 머리를 뜯어 놓은 것 같이 보기 흉해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깎아 놓은 풀을 갈퀴로 긁어 모아 갖다 버리는 일을 주로 했다.

 

산소에 난 풀은 매년 발목이 빠질 만큼 무성하게 자라 나 예전 낫으로 깎을 때는 보통 이틀은 걸렸지만 요즘엔 예초기를 이용해 하루도 안 걸린다.

물론 하루 종일 기계 일 한 사람은 않던 일 갑자기 했으니 그날 밤 앓아 눕지 않으면 다행이다.

 

벌초를 할 때면 생전에 효도를 다하지 못한데 대한 회환에 살아 계실 때 더 잘했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에 이르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.

 

결혼 후 산소가 멀리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기가 여간 쉽지 않아 하루는 가족들과 상의 후 아버지 묘를 서울 근교 납골당으로 이장 하자고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. 그러나 고향에 계시는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등 친척 어르신들께선 조상의 묘를 함부로 옮기는 게 아니다. 납골당을 쓰면 정성이 들어가 있지 않다. 산소 핑계로라도 고향에 내려와야 않겠냐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장을 반대 하셔 그에 수궁하기는 했지만,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친척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건 사실이고, 살아계실 때도 그리 좋지 않은 관계였기에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으로 모셨으면 하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.

 

시간이 지나 내가 늙어 일 할 수 없을 땐 아버지 묘 벌초 관리를 누가 하겠는가?

요즘엔 벌초 대행사들이 우후죽순 생겨 돈만 주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하지만, 장례문화도 변해가고 미래에는 벌초라는 말이 없어질지 모르고 납골당과 화장이 보편화가 될 것 같은 요즘 할일 많은 자식들이 나서서 벌초를 해줄까?

시간이 지나 점점 벌초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게 될 것인데, 내 자식들은 벌초의 의미나 중요성은 알지 못하고 주어진 운명이니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할 고생이라 생각하진 않을지 걱정도 된다.

 

꼭 묘를 쓰고 벌초를 하는 것이 조상을 섬기는 것일까? 자식들에게 짐을 안겨주기 싫어 납골당이나 화장을 생각하고 있지만 자식된 도리로써 조상을 섬긴다는 변치 않는 마음가짐이 우리 후손의 책임이자 의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.

 



 
 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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