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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  목
[칼럼]커뮤니케이션 부족에 대한 변명
작성자
관리자
작성일
10/12/29
조회수
4264

나는 말솜씨가 부족하다.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말을 잘 못한다. 말을 아끼는 것과는 다르다. 간단한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. 다만, 내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. 또한 해야 될 말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. 말을 잘 하는 사람도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. ‘~ 이렇게 말할 것을, 이걸 왜 생각하지 못했지.’ 하고 어떤 상황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부족함을 후회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. ‘그때 지금 생각한 말을 했다면 대화를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나갈 수 있었을 텐데하고 말이다. 나는 이런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.

내가 말을 못한다는 사실을 언제 알게 되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. 어느 순간 내가 말을 못 한다고 말하기 시작했고, 그렇게 믿게 되었다. 그렇다 보니 말을 아끼는, 조용한 성격의 사람이 되어버렸다. 또한 말을 할 때에는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감 없이 말하는 경우가 늘어났다. 이러한 상황의 반복 속에 나는 의사소통의 방식으로 말 보다는 글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. 글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내 생각을 표현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. 물론 글을 쓸 때에도 이런 말을 더 넣을 것을.’ 하는 후회는 남는다. 허나 글에 대한 후회는 말에 대한 후회보다 훨씬 적다. 말을 잘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말솜씨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? 사실,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간단한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며, 글로써 의사소통의 많은 부분을 대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. 한마디로 사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다는 것이다.

그러나 회사를 다니면서 상황이 바뀌었다. 내부에서건, 외부에서건 말을 통한 의사소통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. 회사 직원과의 의사소통, 하루에도 몇 번씩 울리는 고객사의 전화, 정해진 시간에 이루어지는 회의 등 말을 해야 될 일들이 예전보다 많아진 것이다. 또한 어느 정도는 글로 대신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그때그때, 바로바로, 말로써 의사소통을 해야 했던 것이다. 사실 말을 잘 하지 못해서 일을 키운 적도 있고, 하지 않아도 되는 고생을 한 적도 있다. 그럴 때마다 의사소통 능력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, 능력을 키워야겠다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. 특히 올 한해는 말솜씨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겪게 되었다. 단순히 회사 업무를 떠나서 올해에는 새로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, 또 그렇게 헤어졌다. 어설픈 말 실수로 싸움도 생겨났으며, 화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. 그렇기에 2011년에는 말솜씨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좀 줄여보고자 한다.

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한다. 어떻게 해야 의사소통 능력을 높일 수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. 화술과 관련된 책을 훑어봐도 기본적이고 이론적인 말들만이 대부분이었다. 나를 더 어지럽게 만들 뿐이었다. 화술, 즉 말하는 기술. 기술은 많이 해 볼수록 실력이 느는 분야가 아니었던가? 각종 책들에서 말하는 결론은 자주, 많이 말을 해보라는 것이다.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절로 늘지 않을까. 물론 많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했지만 화술이 이 정도 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많은 말을 하는 것 만으로는 그 효용성이 부족할 것 같지만 말이다. 하지만 단순히 웃고 떠드는 대화 말고, 좀 더 기술을 늘릴 수 있는 쪽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. 이 외에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모색해봐야 할 것이다. 술을 마시면 목소리가 커지며, 자신감이 생기고, 말이 많아지는 증상을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. 그래서 오늘도 술을 마시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본다.


 
 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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